[원문] 齊宣王이 問曰齊桓晉文之事를 可得聞乎잇가
[해석] 제선왕이 물었다. 제나라 환공과 진나라 문공의 일을 가히 들어볼 수 있습니까?
[註] 齊宣王은 姓田氏요 名辟彊이니 諸侯僭稱王也라 齊桓公晉文公은 皆霸諸侯者라
[註解] 제선왕은 성이 전씨이고 이름은 벽강이니 제후가 참람되이 왕이라 칭하였다. 제환공과 진문공은 모두 제후들의 패자였다.
[원문] 孟子對曰仲尼之徒無道桓文之事者라 是以로 後世에 無傳焉하니 臣이 未之聞也호니 無以則王乎인저
[해석] 맹자가 대답했다. 중니(공자)의 무리가 환공과 문공의 일을 말한적이 없습니다. 이 까닭으로 후세에 전하는 바가 없으니 제가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치지 말라고 하시면 왕도정치를 말씀드리겠습다.
*道는 말하다(言)의 뜻이다.
[註] 道는 言也라 董子曰仲尼之門에 五尺童子羞稱五伯는 爲其先詐力而後仁義也라하니 亦此意也라 以는 已通用이니 無已는 必欲言之而不止也라 王은 謂王天下之道라
[註解] 道는 말하다이다. 동중서가 말했다. "공자의 문하에 오척의 어린아이도 다섯 패자를 칭하기를 부끄러워함은 그 속임과 힘을 먼저하고 인과 의를 뒤로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하니 또한 이 뜻이다. 以는 그칠 이(已)와 통하여 쓰이니 無已는 반드시 그것을 말하고자 하여 그치지 않음이다. 王은 천하에 왕 노릇 하는 도(道)를 이른다.
*董子는 동중서이다. 동중서는 전한의 유학자로 공양학의 대가였다.
*伯은 소주에 의하면 패(覇)와 같다.
[원문] 曰德이 何如則可以王矣리잇고 曰保民而王이면 莫之能禦也리이다
[해석] 제선왕이 말했다. "덕이 어떠하면 가히 써 왕 노릇 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백성을 아끼고서 왕 노릇을 하면 누구도 능히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註] 保는 愛護也라
[註解] 保는 사랑하고 지키는 것이다.
[원문] 曰若寡人者도 可以保民乎哉잇가 曰可하니이다 曰何由로 知吾의 可也잇고 曰臣이 聞之胡齕호니 曰王이 坐於堂上이어시늘 有牽牛而過堂下者러니 王이 見之하시고 曰牛는 何之요 對曰將以釁鍾이니이다 王曰舍之호라 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하노라 對曰然則廢釁鍾與잇가 曰何可廢也리오 以羊易之라하사소니 不識케이다 有諸잇가
[해석] 제선왕이 말했다. "만약 과인과 같은 사람도 가히 써 백성을 아끼고 보호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할 수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무슨 연유로 나의 가함을 압니까?" 맹자가 말했다. 제가 호흘(胡齕)에게 들어보니 "왕께서 당 위에 앉아계시거늘 소를 끌고서 당 아래를 지나는 자가 있으니 왕께서 그것을 보시고 '소는 어디로 가는가?'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장차 써 제물로 바치고자 합니다'라고 하니 왕께서 '두어라. 내가 소가 두려워하여 마치 죄없이 사지에 나아가는 것과 같은 모습을 차마하지 못하겠다.'고 하시니 대답하기를 '그렇다면 제물로 바치는 일을 그만 두어야 합니까?'하니 '어찌 가히 그만둘 수 있겠는가? 양으로써 바꾸어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러한 일이 있었습니까?
*諸는 '저'로 읽는다.
[註] 胡齕은 齊臣也라 釁鍾은 新鑄鍾成에 而殺牲取血하야 以塗其釁郄也라 觳觫은 恐懼貌라 孟子述所聞胡齕之語하고 而問王不知果有此事否라
[註解] 호흘은 제나라 신하다. 혼종(釁鍾)은 새로 쇠종을 완성함에 희생물을 죽이고 피를 취하여 그것을 가지고 그 틈을 칠하는 것이다. 곡속(觳觫)은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맹자가 호흘에게 들은 바의 말을 서술하고 왕에게 과연 이러한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겠다고 물은 것이다.
[원문] 曰有之하니이다 曰是心이 足以王矣리이다 百姓은 皆以王爲愛也어니와 臣은 固知王之不忍也하노이다
[해석] 왕이 말했다. "있었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이 마음이 족히 써 왕 노릇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백성은 모두 왕이 (재물을) 아낀다고 여기지만 저는 진실로 왕의 차마하지 못함을 압니다."
[註] 王이 見牛之觳觫而不忍殺호니 卽所謂惻隱之心인 仁之端也니 擴而充之則可以保四海矣라 故孟子指而言之하야 欲王察識於此而擴充之也라 愛는 猶吝也라
[註解] 왕이 소가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차마 죽이지 못하게 하니 이른바 측은지심인 仁의 단서이니 확대하고 채우면 가히 써 사해를 보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맹자가 가리켜 말하여 왕이 이를 살피고 알아서 확충하고자 한 것이다.
[원문] 王曰然하다 誠有百姓者로다마는 齊國이 雖褊小나 吾何愛一牛리오 卽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라 故로 以羊易之也호이다
[해석] 왕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러한) 백성들이 있겠지만 제나라가 비록 좁고 작으나 내 어찌 소 한마리를 아끼겠습니까? 다만 그 두려워하여 마치 죄없이 사지로 나아가는 모습을 차마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양으로써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註] 言以羊易牛는 其迹似吝하야 實有如百姓所譏者라 然我之心은 不如是也라
[註解] 양으로써 소와 바꾸는 것은 그 자취가 인색한 것과 비슷하여 실제로 마치 백성들이 기롱하는 바와 같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이와 같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원문] 曰王은 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하소서 以小易大어니 彼惡知之리잇고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則牛羊을 何擇焉이리잇고 王이 笑曰是誠何心哉런고 我非愛其財而易之以羊也언마는 宜乎百姓之謂我愛也로다
[해석]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은 (재물을) 아낀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마소서. 작은 것으로써 큰 것을 바꾸니 저들이 어찌 그것을 알겠습니까? 왕께서 만약 그 죄없이 사지에 나아가감은 측은히 여겼다면 소와 양을 어찌 택하셨습니까?" 왕이 웃으며 말했다. "이는 진실로 무슨 마음이었던가? 내가 그 재물을 아껴서 양으로써 바꾸게 한 것은 아니었는데 마땅히 백성들이 나보고 아낀다고 이르겠구나."
*惡는 여기서 "어찌"의 뜻으로 쓰였다.
[註] 異는 怪也라 隱은 痛也라 擇은 猶分也라 言牛羊이 皆無罪而死어늘 何所分別而以羊易牛乎아 孟子故設此難하야 欲王이 反求而得其本心이나 王不能然故로 卒無以自解於百姓之言也라
[註解] 異는 괴상함이다. 隱은 아픔이다. 擇은 나누는 것과 같다. 소와 양이 모두 죄없이 죽거늘 어찌 분별하여서 양으로써 소와 바꾸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맹자가 고의로 이러한 어려움을 가설하여 왕이 도리어 구하여 그 본심을 얻게 하고자 하였으나 왕이 능히 그러하지 못했으므로 마침내 백성들의 말을 스스로 풀 수 없었다.
[원문] 曰無傷也라 是乃仁術也니 見牛코 未見羊也일새니이다 君子之於禽獸也에 見其生하고 不忍見其死하며 聞其聲하고 不忍食其肉하나니 是以로 君子는 遠庖廚也니이다
[해석] 맹자가 말했다. "(기분이) 상할 것이 없습니다. 이는 곧 인의 방법이니 소를 보고 아직 양을 보지 못한 것입니다. 군자는 금수에 대해 그 산 것을 보고 그 죽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며 그 소리를 듣고 그 고기를 차마 먹지 못하니 이 까닭으로 군자는 푸줏간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註] 無傷은 言雖有百姓之言이나 不爲害也라 術은 謂法之巧者니 蓋殺牛는 旣所不忍이요 釁鍾은 又不可廢니 於此無以處之則此心雖發이나 而終不得施矣라 然見牛則此心已發而不可遏이요 未見羊則其理未形而無所妨이라 故以羊易牛則二者得以兩全而無害리니 此所以爲仁之術也라 聲은 謂將死而哀鳴也라 蓋人之於禽獸에 同生而異類라 故用之以禮하고 而不忍之心이 施於見聞之所及이니 其所以必遠庖廚者는 亦以預養是心而廣爲仁之術也라
[註解] 無傷은 비록 백성의 (기롱하는) 말이 있으나 해가 됨이 없는 것이다. 術은 법의 공교로움을 이르니 대개 소를 죽임은 이미 차마 하지 못할 바이고 혼종은 또 가히 폐할 수 없으니 이에 대처할 수 없으면 이 마음이 비록 발하나 끝내 베풀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소를 보면 이 마음이이미 발하여 막을 수 없고 아직 양을 보지 못했다면 그 이치가 드러나지 않아서 방해되는 바가 없다. 그러므로 양으로써 소와 바꾸면 두 가지가 온전하여 해가 없게 되니 이는 인을 하는 방법인 것이다. 聲은 장차 죽음에 슬피 우는 것을 이른다. 대개 사람이 금수에 대해 사는 것은 같으나 종류가 다르다. 그러므로 쓰기를 예로써 하고 차마하지 못하는 마음이 보고 들음의 미치는 바에 베풀게 되니 그 반드시 푸주간을 멀리하는 이유는 또한 미리 이 마음을 길러서 인을 하는 방법을 넓혀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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